1.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은 이 전 리뷰 책이었던 "부자의 그릇"을 사면서 같이 샀던 책이다. 이 책의 부제는 "미루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으로 영어 제목은 " The psychology of Procrastination"이다. Procrastination을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루는 것'을 의미하는데, 나라는 사람을 영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저 procrastination 이 아닐까 한다. (ㅎㅎ...) 회사 일은 MBTI J처럼 To do list까지 만들어서 계획적으로 하나하나씩 처리하는 나지만, 회사 일을 제외한 나머지 내 생활의 영역에서는 대문자 P이다. 예를 들면 내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인 비자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데에도 정말 끝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더 미루면 미국에 못 갈 수도 있겠다 싶을 때쯤 시작했다. 다행히 내 미루는 습관이 비자 관련 일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이러다가 스스로에게 실망할 만한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2. 책 소개
이 책은 크게 2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1부는 미루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고 2부는 각자의 미루는 이유에 따른 극복 전략을 소개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내 미루기 습관에 대해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어 나에 대한 점검도 해볼 수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1부에서 예시로 소개되는 케이스는 미루기가 만성이 되어 거의 병적인 수준에 이른, 상담이 필요한 정도의 케이스라 크게 공감하진 못했다. 다만 몇 가지 Insight를 얻은 코멘트가 있었다면 미루기는 시간 관리의 문제가 아닌 활동이나 의사결정 관리의 문제라는 점, 그리고 감정이 미루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해야 할 일을 떠올릴 때 우리는 압박감, 지루함, 무력감, 부담감 등의 불편한 감정들을 겪게 되는데, 미룸으로서 이 불편한 감정들로부터 나를 구하고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이렇게 얻은 안정감에는 중독성이 있어 나중에 유사한 감정이 떠오르면 다시 미루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 말에 더 공감하게 됐는데, 그 이유는 2부에 있는 '나의 미루기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결과 때문이었다. 내 미루기 스타일로 봤을 때 나는 위에서 말한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는 스타일이었는데 2부 9장에 이런 유형은 어떻게 미루기를 개선할 수 있는지가 나와있다. 하이라이트 해놓은 몇 가지 구절을 소개해 보겠다.
- 마음을 정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변명하며 결정을 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결정이다.
-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결국 그 자체로서 다른 형태의 실패이다.
-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충분히 고심하여 내린 결정임을 스스로 인정해 주며 자기 자비를 연습하자.
- 부정적인 자기대화를 한다는 사실을 눈치채면 이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어놓고 보면 얼마나 터무니없는 생각인지 쉽게 깨달을 수 있으며, 유익한 생각으로 대체하기에도 용이하다.
- 하고자 하는 일이 정서적 고통을 유발한다면 자신을 달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마음의 긴장을 늦추도록 스스로 훈련을 하는 방법도 괴로움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 느리고 깊게 호흡하는 법
- 자신이 어떤 일이나 결단을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면 그 이유가 감정 때문은 아닌지 검토해 보자.
3. 책을 다 읽고난 후의 소감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굳이 다 읽을 필요 없이 체크리스트로 본인을 점검해 보고 본인에게 맞는 미루기 개선 방법을 찾아보기만 해도 될 것 같다. 나는 우선순위를 매기거나 동기를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편은 아니고,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 위에서 말한 부분 이외에 다른 챕터들은 크게 기억에 남지 않았다.
그래도 좋은 점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어떤 이유 때문에 주로 미루는지 알 수 있었고 반성도 했다. 앞으로 불편한 감정 때문에 실행을 회피하려고 할 때마다 이 책에서 배운 내용들을 곱씹으며 고쳐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번 책 리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