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을 읽게 된 계기
오랜만에 집 주변의 좋아하는 북카페에 갔는데 밝은 오렌지색 커버의 책이 눈에 띄었다. 찾아보니 역행자라는 자기 계발서로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기 계발 서적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냥 잠깐 펴본 책의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즉흥적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도 타이탄의 도구들을 모으면, 상위 20퍼센트의 실력 몇 가지를 합쳐서 0.1퍼센트를 이길 수 있는 괴물이 된다. 타이탄의 도구는 2~3개일 때 힘이 발휘되는 게 아니라 5개 이상 모일 때 몇 배씩 증폭된다."
나는 일했던 직종의 특성 상,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면서 전문성을 쌓는 것이 얕은 우물 몇 가지를 파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역행자에서 말하기를 인간은 본래 제대로 배운 일 하나를 죽을 때까지 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데 현대는 하나의 일만 하라는 뇌의 명령에 역행해야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신선한 내용이 흥미를 끌어 바로 책을 구매했다. 내 기준으로 얇은 책은 아닌데 내용이나 문장이 어렵지는 않아서 금방금방 읽히고, 특히나 나는 이 책을 읽고 많은 동기부여가 되어 이 블로그까지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ㅋㅋㅋ
2. 책 소개
이 책은 말 그대로 역행을 하는 책이다. 편함과 익숙함을 찾아가는 순리자의 삶 대신 자의식 해체, 정체성 확립 등의 과정을 통해 내가 불편해하는 포인트를 탐색하고 인정하면서 순리대로 살지 않고 역행하는 것이다. 크게는 아래와 같은 7단계로 나뉜다.
1. 자의식 해체
2. 정체성 만들기
3. 유전자 오작동 극복
4. 뇌 자동화
5. 역행자의 지식
6. 경제적 자유를 얻는 구체적 루트
7. 역행자의 쳇바퀴
가장 인상 깊었던 몇 부분을 소개해 보겠다.
1단계인 자의식 해체에서의 핵심은 아래와 같다.
자신의 기분 변화 등을 잘 관찰하고 이 기분이 어디에서 오는지 확인하는 "탐색" 과정과 기분 변화의 이유를 객관적으로 잘 살펴보고 현재 자신의 처지와 비교해서 인정할 것은 순순히 인정하는 "인정" 과정, 그리고 인정을 통해 열등감을 해소하고 이걸 변화의 계기로 삼기 위한 액션 플랜을 만드는 "전환" 과정이다.
예전에 심리 상담 같은걸 받아본 적이 있는데, 검사를 통해 나의 기질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었다. 거기서도 위와 같은 메커니즘이었는데 결국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부분들을 파악하여 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에 따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단점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을 나의 기질로서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개선을 위한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역행자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해서 꽤나 신기했고 나에 대한 이해와 인정, 그리고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게 역시나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2단계인 정체성 만들기의 중점 내용은 이렇다.
뭔가를 더 잘하고 싶으면 결심을 할게 아니라 환경부터 만든다는 것. 자동으로 할 수 밖에 없도록 세팅을 하면 나는 저절로 열심히 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본인이 정체성을 바꾸고 싶다면 의도적으로 어떤 집단에 참여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정리하자면 저자는 "인간의 한계, 본인이 가진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고 그래서 본인의 의지를 믿지 않고 정체성을 조정하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결과를 만들어낸다."라고 한다.
이 부분에 무한 동의하는게, 나도 의지력, 실천력이 없는 편이라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띈 환경 안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어 억지로라도 하게 했던 것이 훨씬 더 결과물이 좋았다. 예를 들면 챌린저스라는 앱을 통해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을 간다던가 다이어트 챌린지에 참여하여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던 것 등이 그 예이다. 또한, 정체성을 바꾸고 싶다면 의도적으로 어떤 집단에 참여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꽤 반성도 했는데... 나는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말은 자주 하면서도 사업가들 모임 등에는 참여해 볼 생각도, 솔직히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내 친구는 그런 모임에 자주 나가서 그들의 인사이트를 자주 듣는데 후기를 들어보면 확실히 포지션에 따라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구나 라는 걸 느꼈었다.)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자기반성도 하게 되었다...
이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부분은 4단계인 뇌 자동화 단계에서 22전략 때문이었다.
근육을 단련하듯 뇌도 단련할 수 있는데, 뇌 최적화를 위한 가장 간단한 전략이 바로 "22 전략"이라는 2년간,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말한다. 저자는 독서의 중요성과 독서가 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며 거기에 더불어 완전한 지식으로 굳히기 위해 글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 전체를 사용하는 연습,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 해결력을 기르고 궁극적으로 이익까지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솔직히 나도 여태까지는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을 쓰진 못했지만 이제 퇴사도 했겠다 나도 매일 2시간씩 독서와 글을 쓰려고 한다. 지금 이렇게 책 리뷰 글을 쓰면서도 느끼는 건데, 한번 읽고 넘어가는 것보다 이렇게 짧은 리뷰라도 쓰니 책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고 내용이 다시 한 번 머릿속에 박히게 되어 기억에 더 잘 저장되는 것 같다.
3. 책을 다 읽고
사실 위의 말한 내용 이외에도 타이탄의 무기 등 영감을 주는 부분은 더 있었지만 내 기준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다 얘기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역행자를 통해 많은 결심을 했는데, 미래에 다른 부분들은 못한다 하더라도 독서만큼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그래서 저자 자청이 입문서로 추천한 "부자의 그릇"도 이미 다 읽었고 현재는 나의 단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미루기"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두 책 모두 곧 블로그에 리뷰를 쓸 예정이다.
자기계발서적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역행자는 한 번쯤 읽어보도록 추천하고 싶다. 가볍게 술술 읽히기도 하고 영감을 주면서 동기부여를 시켜 주는 부분도 많다. 나처럼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이 책이 모든 인생의 정답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